'생의 남은 시간이 우리에게 들려 주는 것'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서울대학교 암병원 종양내과 전문의 김범석 교수가 썼다. 여러 유형의 암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며 쓴 글은 삶을 잊어가는 사람들에게 계속 삶의 의미를 묻는 듯했다. 언젠가 찾아 올 나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암이라는 병으로 죽게된다면 갑작스런 죽음보다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폐암으로 아버지를 잃고 가장이 되어야 했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 놓으며 진료실 복도에서 만난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봐야 할 중학생에게 털어 놓았다는 이야기는 참 따뜻했다. 어줍잖은 충고와 생색내는 위로보다 '침묵'으로 자신을 지지해 준 담임 선생님을 기억하는 내용도 뭉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