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은어>는 서한나 작가가 수년간 써온 산문들을 묶은 첫 단독 저서입니다. '사랑'의 이모저모에 관한 글들이고, '은어'로 쓰이기도 해서 문득 시를 읽는 기분도 들고, 가끔은 글을 읽는 게 아니라 홈비디오를 보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소소하고 누군가에겐 시시할 수 있는 이야기들부터 사적인 일상과 다짐까지 모두 적혀있는데, 어쩜 이렇게 담백할까 싶은 도서입니다. 또 하나 기억해두고 싶은 것은 꼭지들의 제목이 무척 솔직하고 적확해서 호기심을 갖게 한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너는 내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그렇게 될 것이다', '나를 떼어놓고 멀리 가고 싶어', 그리고 '연애를 하면서도 짝사랑 노래를 듣는다' 같은 제목들입니다. 231쪽으로 길지 않고, 한 꼭지의 길이가 짧기도 하니 읽는데에 큰 부담이 없는 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