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대지>는 캄차카반도라는 폐쇄되고 소외된 지역을 배경으로, 두 어린 소녀의 실종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8월에 일어난 실종사건에서 9월,10월…다음해 7월로 한 챕터씩 이야기가 이어진다. 월별 챕터는 마치 한 편의 단편소설처럼, 그 이야기 하나하나도 독립적인 완결성을 띠고 있으며, 공통된 것은 이 실종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 각각의 이야기는 요란하지 않지만 깊은 상실과 그리움들이 묻어났다. 또한 캄차카반도라는 공간을 두고 이루어지는 러시아인과 원주민들의 은근한 차별과 소련 붕괴 전후의 세대갈등이 기저에 깔려 있다.
마지막에 이르러서,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어 큰 원으로 완성되는 느낌을 받으며,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 이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어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