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난 이상 열심히 살아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좋은 직장에 가야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비소로 진정한 어른이 된다. 보험과 저축, 적금, 집, 차 등도 이 나이가 되면 이 정도는 챙겨야 한다. 과연 이런 인생 매뉴얼은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 이 매뉴얼대로 살지 않는다면 그건 실패한 인생인 걸까? 매뉴얼에 가까워지도록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도? 그럼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
이 책에는 그의 실험에 대한 담담하고 솔직하고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인생을 무겁게만 받아들이지 않고 이야기에 그림을 더해 웃픈 현실을 위트 있게 보여준다. 특히 자신을 시종일관 팬티 차림의 시원한 모습으로 그림으로써 고민을 훌훌 던져버리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방향성을 찾겠다는 득도의 자세를 보여준다. 진지함과 웃음의 조화는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보다 가볍게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은 정말 가벼운 걸지도 모르겠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애쓰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둥둥!”이라고 했던 그의 다짐처럼 우리도 인생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