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린이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권정생의 동시집. 권정생의 문학을 세상에 처음 알린 「강아지똥」보다 5년 앞선 시점인 1964년에 묶인 동시집으로, 유품정리위원회에서 발견한 권정생 선생의 미발표작을 출간한 것이다. 열다섯 소년 권정생의 눈으로 본 시대의 자화상이 총 98편의 시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머리에 권정생 선생은 이렇게 밝히고 있다.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억이랑 주야랑 내 이웃들 재미있게 여기다 적었습니다. 열다섯 전후의 어릴 적 그때의 생각은 어땠을까? 슬픈 일 기쁜 일 많았습니다.” 열다섯 소년 권정생의 눈과 세상이, 그 시절의 풍광과 인정이, 말로 다하지 못했던 삶의 궤적이, 움트고 있던 문학에의 열정이 <동시 삼베 치마> 한 권에 담겨 있는 것이다.
작품 배열은 권정생 선생이 엮은 그대로를 따랐으며 시의 정취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원문을 최대한 살렸다. 또 색연필로 그린 그림을 각 부 도입부에 실어 원본의 형태를 짐작케 했고 단번에 뜻이 와 닿지 않는 말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풀이를 덧붙였다. 원본에는 퇴고의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데, 다 옮겨 올 수는 없어 책 말미에 몇 장의 사진을 붙여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시는 총 9부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2부에는 시집 간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시들로 그득하다. 4부 장길 바구니에는 장날의 정경이, 6부는 짧았지만 선생의 마음에 깊은 인상으로 남은 학교생활이, 9부는 다섯 살 때 누나들이 주고받는 얘기를 통해 예수를 접하고 싹텄던 신앙이 드러나는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