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전쟁』은 작가 겸 편집자로 명성이 높은 토니 브래드먼의 진두지휘 아래, 세계 각국의 역량 있는 작가 9명이 기후변화에 대해 쓴 글이다. ‘기후변화’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에서 매우 이색적이며 의미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생활 방식은 물론 목숨까지 위협하는 절박한 문제라는 것을 담담하면서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목적이 분명하고 다소 딱딱한 주제 아래 쓰인 글들은 비교적 재미없다는 선입견이 있게 마련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공감 가는 주인공, 사실적인 묘사가 어우러져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완벽한 모래성을 쌓는 법은 바닷속 산호초가 죽어 가고 해변의 모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필리핀 보라카이 섬에 대한 이야기다.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벤의 가족과 섬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절로 응원의 박수를 치게 된다. 자원과 에너지를 마구 낭비한 현재의 우리 때문에 100년 뒤 우리의 후손이 파괴된 지구를 복구하느라 애쓰는 낭비자를 읽으면 등 뒤가 섬뜩해진다.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말라리아가 크게 유행하면서 어린 동생들을 두고 죽음을 맞는 스리랑카의 어느 소녀 이야기 달빛을 읽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히 우리나라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할아버지의 귤나무는 귤보다 열대 과일이 많이 재배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귤 농사를 고수하는 석민이 가족의 이야기가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이 책은 기후 전문가나 환경 전문가에 의한 ‘조심하지 않으면 지구의 미래는 없다!’는 식의 일방적인 전달보다는 세계 곳곳에 사는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작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전달할 뿐 아니라 마음속에 큰 울림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