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립도서관 참여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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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도서 이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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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좋은 날

강에 비친 달을 구경하는 게 제일 좋은 호랑이와
호랑이 부탁이라면 뭐라도 들어주는 고양이
우리 속 호랑이와 고양이는 친한 친구랍니다. 둘은 언제나 함께 있어요. 고양이는 우리 밖에 있기도 하고 우리 안에 있기도 해요. 호랑이는 자기 털 그대로이고, 고양이는 모자를 쓰고 두더지 무늬가 있는 스웨터를 입고 있어요. 덩치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지만 고양이와 호랑이는 둘도 없는 친구예요. 특히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특별한 친구예요. 고양이는 맘에 드는 고양이가 생기면 호랑이에게 먼저 이야기해요. 호랑이는 귀 기울여 잘 들어 주죠. 어느 날 고양이가 말해요. “가끔씩 나는 너처럼 되고 싶어. 똑똑하고 커다랗고 힘도 세고….” 호랑이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호랑이는 오히려 고양이처럼 되고 싶다고 말해요. 이유는 딱 하나. 자유로우니까요. 고양이는 더는 아무 말을 못 하고 말아요.
호랑이는 자유의 몸이었을 때 강물에 비친 달을 바라보는 걸 가장 좋아했대요. 사슴을 쫓는 일보다요. 강에 비친 달을 보는 일이란 어쩌면 가장 무용한 일이면서 가장 낭만적인 일일 거예요. 자유로운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이죠. 그러니 호랑이가 가장 그립고 생각나는 일이 강에 비친 달을 바라보는 일이 아니겠어요. 사냥을 해서 먹이를 먹는 일은 생존의 일이니까, 우리 안에 갇힌 호랑이가 꿈꾸는 최고의 단계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달구경을 하는 것일 겁니다. 호랑이는 고양이에게 이야기를 지어낼 만큼 낭만도 알고 풍류도 알아요. 하지만 호랑이는 언제나 집에 돌아가기를 꿈꿔요.
더 이상 못 참게 된 호랑이가 고양이에게 탈출을 도와달라고 부탁해요. 고양이는 친구와의 이별을 아쉬워하기보다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요. 호랑이가 가르쳐준 대로 하다가 그만 눈썹 짙은 동물원 관리인을 만나요. 관리인에게 중요한 걸 뺏기면 호랑이 탈출은 물 건너 갈 텐데 어떡하죠? 시간이 지나고 고양이와 관리인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요. 서로의 비밀까지 털어놓는. 호랑이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