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테오도어 로제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퇴역한 인물이다. 미래를 약속해 줄 것으로 보였던 군을 떠난 그에게 실업과 가난, 무능력에 따른 좌절과 분노는, 당시 바이마르공화국 시기의 반유대주의에 편승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잡지에 반유대주의적 글을 쓰고, 출세를 위해 국가사회주의 측의 밀정 역할을 하고,더 빠른 신분상승을 위해 자신의 친구를 무고로 죽음에 몰아 넣고 경쟁자를 살해하기도 한다.
테오도어와 협약하여 일하는 트레비치 박사, 극우 비밀단체를 지원함으로써 안전을 도모하는 부유한 에프루시 등은 그 자신이 유대인이면서 반유대주의에 앞장 서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테오도어의 내면 독백이나 다른 인물들의 행동 사유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증오와 폭력에 사실은 그 어떤 이념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는 유대인에 대한 시기, 유대인의 성취의 자리에 자신이 자리하고 싶다는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