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은 독일의 옛이이야기에 전해지는 광대인데, 왕권이 막강했던 시절에도 왕에게 직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권한이 허락된 존재이다. 일종의 부패방지용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소설은 시간적으로 역순행된다. 틸이 줄을 타는 묘기로 마을 사람들의 혼을 빼놓다가, 틸이 광대가 되기 전의 어린 시절의 상황으로 돌아 갔다가는, 권력의 쇠락 앞에 선 왕과의 동행을 그리고, 아버지의 처형으로 광대 떠돌이와 뒤섞이게 되는…등등의 과정이 큰 챕터로 구분되어 이어진다, 시간대를 앞으로 뒤로 넘나들며.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유럽의 30년 전쟁이라는 역사적 상황을 시간적 배경으로 두고 있다.
미리 당시의 역사를 섭렵하고 읽었기에 정치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존재하는 인간군상들의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광대 틸이라는 인물 설정이 어떤 특이점을 갖는지는 조금 의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