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작가의 낯선 주제의 책입니다. 에르베 기베르는 자신의 질병을 도구 삼아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유령인가 싶었던 책 표지는 베일을 뒤집어 쓴 남자의 모습이었죠. 기베르에게 예술과 그의 사적인 삶의 경계는 무의미했습니다. 에이즈라는 병은 작가의 비밀도 명분도 아니었고 오히려 그에게 뮤즈이자 교사가 되었습니다. 독특한 책이에요. 베일 속의 남자처럼 기베르는 병으로 인해 꺼져가는 삶의 빛 안에서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무늬를 판독하며 예술을 만들었지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