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을 읽으며 내내 무겁고 답답하고 슬프고 어두운 느낌을 갖게 되었다. 아마 작가가 시로 표현한 세계가 인종, 성별, 정체성에 따라 개인을 호감과 혐오의 대상으로 쉽게 분류하는 세계로 표현되었기 때문인것 같다. 그런데 작품 속 그 세계가 너무 가깝고 현실적이어서 마음이 무거웠나보다. "스스로를 죽이는 나라와 타인을 가장 쉽게 죽이는 나라 중 어느 쪽이 좀더 나은 곳일까"(「에코백」)를 고민하는 작가의 고민을 나도 나누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