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생태다양성은 태양 아래 눈처럼 녹아내리고 있다'며 정치권을 떠나겠다는 환경부 장관의 이야기를 들은 저자는 뭔가를 하기로 한다. 정원을 가꾸는 일. 생태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 팩트지만, 망가진 생태계를 복구하거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일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이 책은 알려준다. 꼭 정원이 아니어도, 빈땅을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메우는 게 아니라면, 자연은 찾아온다.
1년생 풀이 찾아오고, 그 풀을 먹는 곤충이 찾아오고, 잡초가 땅속 영양분을 끌어올리면 다년생 풀이 찾아오고, 그 풀을 먹는 곤충이 찾아오고, 곤충을 먹는 새가 찾아오고, 나무가 찾아오고, 나무에 사는 새가 찾아오고, 그렇게 빈땅의 생태계는 오래된 숲의 그것을 닮아간다. 천천히, 그러나 멈춤없이.
저자는 자신의 고되지만 즐거운 경험을 그 증거로 제출한다. 경쾌하고 다정한 문장과 그에 꼭 어울리는 그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