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 채널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의 추천서로 알게 됐습니다.
정지아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새벽까지 단숨에 읽고 말았습니다. 몇 번의 피식거림, 드문드문 울컥거리게 하다 끝내 철철 울고 말았네요.
내게는 한국 근현대사 속의 역사로만 존재하는 빨치산이,숨 쉬고 생계를 꾸려 가고 자식을 길러 내는 생생한 존재로 살아있는 것이 일단, 소설같았습니다. 또 그 가족들이 연좌제로 어떠어떠했다더라는 말만 무수히 들었을 뿐 그 역시도 사회적 문제이지 실체감은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문상 온 다양한 사람들과의 사연들을 통해 '나'에게 아버지로서만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아버지가 실체를 이뤄나가게 됩니다.
그 여러 사연과 인연들에서, 크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오죽하면 그랬겠냐"는 인간을 이해하는 핵심에 동의하게 됩니다.
작가의 위악적이다싶은 냉담성 뒤에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느낄 수 있었고, 다양한 인간 군상들 속에 배여 있는 온기가 오랜 만에 눈물 속에 충만감을 함께 느끼게 했습니다.